신발은 근대적 정체성의 특징이다. 21세기의 초입에서 한 개인의 핵심 가치를 엿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의 눈을 바라보지 말고, 고개를 숙여 그들의 발을 보라.
패션이 모든 변덕과 허영심을 충족시켜주는 부유한 북반구에서는 한 사람이 신은 신발은 그 사람이 속한 계층, 패션감각, 직업 선택, 교제 가능성, 심지어 정치적 성향(나막신 대 카우보이 부츠)을 나타낸다. 따라서 수백만명의 여성, 남성, 아이들이 매일 아침 똑같은 스타일의 신발 - 싸고, 평등하며,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에티오피아의 플라스틱 샌들 - 에 발을 쑤셔넣는 곳을 걸어다니는 것은 무척 낯선 일이다. 빈곤이 수요를 결정한다. 이곳의 유일한 브랜드는 '필요성'이다.
What meager protection plastic sandals offer seems superfluous on feet like these of Mohamed Haota, the cameleer.
Paul Salopek
검정색, 빨간색, 갈색,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 등 고작 몇 가지 화학적 색깔로만 생산되는 이 수수한 고무신발은 현지인들의 독창성이 거둔 쾌거다. 아주 적은 비용으로 제조가 가능하다. 들판에서 하루치 일을 하고 받는 일당(아마도 2달러 정도)으로 한 켤레를 살 수 있다. 지독히도 뜨거운 아파르 삼각 지역 사막 표면 위에서 발 주변에 공기가 순환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시원하다. 그리고 누구나 집에서 신발을 수리해 신는다. 신발 주인은 장작불로 곰팡이가 핀 플라스틱 끈을 녹여서 고친다. 에티오피아의 시골 지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이 샌들은 아주 가볍다. 재활용할 수도 있다. 아프리카의 가장 빈곤한 사람들이 신는 신발인 만큼 수수하지만, 이 신발처럼 전쟁 기념물의 입지를 얻은 신발은 보기 드물다.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 사이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비극적인 전쟁에서 양쪽 군인들은 전투에서 전사할 때까지 이 신발을 신고 있었다.)
John Stanmeyer-VII
아우르타, 또는 "소와 교환한 (낙타)"라는 이름을 가진 낙타와 수마아툴리, 또는 "귀에 낙인이 찍힌 (낙타)"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낙타 등 두 마리로 이루어진 우리의 낙타 캐러밴은 마침내 낙타몰이꾼 모하메드 아이다히스와 카데르 야리와 상봉했다. 이들은 우리의 출발지였던 헤르토 보리에서부터 빠른 걸음으로 자갈밭과 황무지를 지나서 우리와 합류했다. 이곳의 생활방식에 따라, 이들이 왜 일주일이나 늦었는지에 대해 아무런 질문도, 설명도 없었다. 그들은 늦었다. 이제 우리와 합류했으니 된 것이다. 이들은 각자 밝은 노란및이 도는 녹색 플라스틱 샌들을 신고 있었다.
Guide Ahmed Alema Hessan (left) wears the “American walking shoes” he requested for the trip. But cameleers Mohamed Aidahis (center) and Kader Yarri eat up miles the way most rural Ethiopians do— wearing an ounce of molded plastic on each foot.
Paul Salopek
먼지 위에 수백만 개의 플라스틱 신발 발자국이 찍히고 또 찍혀 이루어진 것이 리프트 밸리의 표면이다. 그러나 에티오피아 사람들이 많이 신는 이 샌들이 대량생산된 것이라면, 이 샌들을 신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어떤 이들은 왼쪽 굽을 질질 끈다. 어떤 이들은 불씨를 꺼뜨리는 과정에서 오른쪽 신발의 형태를 손상시키기도 한다.
Imprinted on every footstep: One thing not made in China.
Paul Salopek
며칠 전, 에티오피아의 리프트 밸리를 통과하여 북쪽으로 우리를 안내해주는 가이드 아흐메드 아레마 헤싼은 길가에 무릎을 꿇고 앉아 길에 나 있는 무한히 많은 발자국을 관찰했다.
아레마는 말했다. "라아드 호웨니가 달리파지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는 샌들 발자국 하나를 가리켰다. 라아드가 달리파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